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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당당한 엄마가 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를 누빈 결혼이주여성

2022.03.26 15:34
조회수 1,332
Reporter Hasung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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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다문화언어강사 서태실 씨, “국적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 우리 아이들을 품어주세요”

게시물 내용

우리 엄마도 중국에서 왔어요

“선생님, 우리 엄마도 선생님처럼 중국에서 왔어요. 근데 엄마가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래요”

학교에서 다문화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이 됐는데 한 아이가 찾아와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초등학교에서 다문화언어강사로 활동하는 서태실 씨는 그 아이의 은밀한 목소리가 안타까웠다. <사진=서태실 씨, 파파야스토리>

“다문화가족도 엄마가 행복해야 해요. 엄마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존감 강하고 당당한 아이로 자랄 수 있어요. 엄마가 다문화가정을 스스로 숨긴다면 아이의 자존감도 떨어지게 됩니다”

물론 그 엄마는 다문화가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아이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숨긴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우리도 집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도전하고 공부한다면 다문화가정임을 숨기지 않아도 돼요. 우리가 먼저 당당해야 우리 아이도 당당해 집니다”

더 당당하고 떳떳한 엄마 되기

2004년 2월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 온 서태실 씨는 자녀 둘을 낳은 뒤 더 당당하고 떳떳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중국에서 2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서 씨는 경인교육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다문화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2020년 다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해 사회복지학을 공부 중이다.

그 사이에 동화구연지도사, 미술심리상담사, 어린이북아트지도사, 방과후학교지도사 등의 많은 자격증을 땄음은 물론이다.

“조선족이니까 한국어를 어느 정도 알잖아요.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보니 생각과 달랐어요. 쉽게 말이 통하지 않아 한국어를 다시 배워야 했죠. 2004년 당시만 해도 위장결혼 아니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사람도 많았구요. 그런 편견 어린 시선을 대하다 보니 나는 차별을 당해도 우리 아이들은 편견과 차별을 겪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

한 가지 목표가 정해지자 서태실 씨는 결혼이주여성이 당당하도록 또한 우리 아이들이 더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대표 송연순)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중국공동체 회장을 맡았고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의 운영위원이 됐다. 

그리고 지역사회소사동복지협의체 위원, 초등학교 다문화언어강사, 이주민방송 주민기자 등으로 활동했고 이주여성자조모임인 행복열매나눔회를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이런 활동들이 점점 커져 부천시 외국인주민대표자회의 위원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다문화협의회 회장,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회장 등의 굵직한 사회경험을 하게 됐다.

그런 노력들이 쌓여 2016년 법무부장관 표창, 2017년 부천시의회의장 표창 그리고 올해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동아 다문화상’의 다문화공헌상을 수상하게 됐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축하하고 잘했다고 해주는 것이 기뻐요. 남편도 그렇지만 아이들이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것, 그것이 제가 최선을 다해 저의 삶을 사는 이유입니다”

두 나라를 다 잘 알고 사랑하는 아이

2013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다문화언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서태실 씨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내국인 아이들과 똑같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다문화가정 부모가 내국인 부모들 이상의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 모국의 가족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 일부 다문화가정 부모들은 자녀교육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있다. 

거기다 정부의 지원과 노력도 중요하다. 최근의 교육환경은 부모의 능력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부모가 다 중국인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저한테 와서 물어요. 그래서 ‘너는 중국도 잘 알고 한국도 잘 아는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지금 국적을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두 나라를 다 잘 알고 두 나라를 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면 된다’고 말해주었어요. 다문화가족들도 노력할 테니 한국 사회도 편견을 버리고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기를 바래요”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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