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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협력과 국내 아동보호기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불법체류 신분과 학대 위험에 처한 이주배경 아동이 본국으로 무사히 송환됐다.
벼랑 끝에 몰린 9세 영환 군
김영환(9세, 가명) 군는 친모와 친모의 남자친구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외증조모와 함께 살게 됐다. 그러나 외증조모는 알코올 중독으로 술을 마실 때마다 아이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 술에 취한 채 아동을 폭행한 아동보호법 위반 신고가 9번이나 되고 이중 입건이 3번 반복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결국 영환 군은 안산시청 아동권리과에 의뢰되어 보호를 받게 되었으나, 다른 가족이 없고 중국 국적인데다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경기남부경찰청 외사협력반은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에 학대피해아동 영환 군의 국적 및 비자 문제를 이관했다.
이에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는 주한중화인민공화국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했고 중국 요녕성으로부터 아이의 중국 송환 절차에 대한 위임을 받았다. 또한, 대사관 영사부를 통해 여권을 만들고, 이병걸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협의회장의 도움으로 안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비자를 부여받아 합법적 체류자격을 얻었다.
영환 군은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에서 약 6개월간 보호를 받은 뒤, 2024년 11월 26일 아동복지 그룹홈 ‘해피하우스푸른초장’에 입소하여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어요”
이 모든 노력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바로 친아버지의 강력한 양육 의사 표명이었다. 친모 왕 씨가 교도소 수감 및 중국 추방으로 양육권을 상실했으나, 친부는 중국 현지에서 재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이루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친부는 영환 군의 아픈 상황을 모두 인지하고도 아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으며, 계모 역시 기꺼이 영환 군을 가족으로 품을 준비를 마쳤다.
이에 권순길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장은 ‘세상의 모든 아동은 가족 품 안에서 자랄 때 가장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아동 복지의 기본 원칙에 따라, “친부의 책임 있는 양육 의사 표명은 매우 긍정적이며, 영환 군이 친부의 품으로 돌아가 안정적인 가정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환 군은 최근 중국의 아버지 품으로 돌아갔다. 이번 사례는 불법체류자라는 복잡한 신분 문제와 아동학대라는 극한의 위기를 넘어, 오직 아동의 행복이라는 가치 아래 한국과 중국 정부 기관, 그리고 민간 기관이 하나로 뭉쳐 이뤄낸 감동적인 사례이다.
영환 군은 이제 더 이상 폭력과 불안 속에 떨지 않고, 새로운 가족과 함께 밝은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게 되었으며, 8세 아동의 여정에 헌신한 모든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송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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