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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지난 11월 5일 진행된 ‘군포시 가족 홈커밍 데이’에서 베트남 출신 호수진 씨가 결혼이주여성 한국적응수기를 발표한 내용입니다. 한국생활에 적응하느라 힘겨웠던 결혼이주여성의 삶과 행복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잘 드러낸 글로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사진=파파야스토리>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남부에 있는 호치민에서 온 호수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호치민의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우리 가족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형제자매도 많았습니다. 저는 10남매 중 8째입니다. 위로 언니 오빠가 7명이나 있고 동생도 2명 있습니다.
형제가 많아서인지 저는 일찍 철이 들었고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서 부모님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오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드디어 외국인근로자로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E-9에서 E-7으로 비자 전환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날씨랑 음식이 고향과 달라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또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거라서 고향과 가족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머나먼 한국 땅에서 혼자 살면서 야간 근무를 하다 보니 그리움으로 마음도 병들고 몸도 계속 아팠습니다. 하지만 꿈이 있었고 힘든 시간을 견디며 살다 보니 한국 생활에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한국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직장에서 야근하고 낮에 시간이 있으니까 이 시간을 이용해서 한국말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가서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한국말을 공부한 덕분에 토픽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비자도 전문취업 비자인 E-7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 비자 덕분에 한국에서 더 오래 체류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결혼했지만 다른 어려움
저는 베트남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한동안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좋은 사람이 있다고 소개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소개할 사람은 원장님의 오래된 단골손님인데 나이는 저와 동갑인 85년생이라고 했습니다.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얼마 뒤 남편이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고 동네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커피숍에 가서 서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첫 번째 데이트를 하고 나서 우리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게 되었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족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너무 설레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지금까지와는 다른 힘든 일이 생겼습니다.
의사소통은 중요한 문제
아무래도 제가 외국 사람이다 보니 한국어가 서툴러서 남편과 시어머니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오해가 생기고 서운한 점이 생기다 보니 시어머니가 저를 못마땅하게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하느라고 했지만, 한국 며느리들과는 달랐는지 가족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히 남편과는 ‘자녀 양육’과 ‘교육 방법’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다투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은 언어, 관습, 육아법의 차이로 의견 충돌이 많다고 합니다. 이 문제는 저희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다문화가정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한국어를 잘하게 되면 남편이나 시어머니와 소통이 원활해지고 그러다 보면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며 어려운 문제도 하나씩 해결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행복한 한국생활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 저희 가족은 남편과 저, 아이 2명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섭섭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시어머니가 항상 제 곁에 있어 주시고 보물 같은 두 아이를 함께 돌봐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소망은 우리 가정에 항상 웃음과 건강이 가득한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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